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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애송이 녀석, 정말 취한 거야?
편전에 다다른 섭정왕은 문을 밀고 들어가려다가 갑자기 의심이 들었다.
급한 일을 처리하느라 섭정왕은 어서방에서 거의 반 시진을 보냈다.
섭정왕은 심균당도 바보가 아니니 반 시진 동안 무릎을 꿇고 있지는 않았을 거라고 예상했다.
심균당은 워낙 몸이 약하니 무릎을 오래 꿇고 있으면 견디지 못할 게 뻔했다.
섭정왕은 문을 밀고 편전에 들어갔다.
편전 안은 그리 어둡지는 않았지만 바깥처럼 밝지도 않았다.

밝은 곳에서는 안쪽이 너무 어두워 잘 보이지 않았다.
깡마른 심균당의 모습도 찾을 수 없었다.
순간 섭정왕의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섭정왕은 성큼 편전 안으로 발을 들여놓은 다음 곧장 심균당이 무릎을 꿇고 있었던 곳으로 걸어갔다.
눈이 어둠에 적응하자 섭정왕은 금세 심균당을 찾아낼 수 있었다.
활달하고 명랑하던 심균당은 헝겊 인형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눈을 꼭 감은 게 생기도 없어 보였다.
섭정왕은 다급하게 심균당에게 다가갔다. 세이프게임
손을 코에 대고 호흡을 확인했다.
다행히 숨을 쉬고 있어 섭정왕은 마음을 조금 놓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섭정왕은 심균당이 무언가 좀 이상함을 느꼈다.

작은 얼굴은 유난히 빨갰고 호흡도 가빴다.
섭정왕은 미간을 찌푸렸다.
‘애송이 녀석이 바닥에 오랫동안 무릎을 세이프파워볼 꿇고 있었던 탓에 감기에 걸려 열이 나는 건 아닐까?’ 섭정왕은 손바닥으로 심균당의 이마를 짚어 보았다.
이마에 열은 없었다. 섭정왕은 더욱 안심이 되었다.
섭정왕의 품에 안긴 심균당한테서 은은한 향기가 풍겼다.
섭정왕은 애송이를 그윽한 눈길로 주시했다.
꽃잎 같은 입술이 살짝 꿈틀거렸다. 윤기가 흐르는 입술은 한번 맛을 보라는 듯 고혹적이었다.
울대뼈가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하기를 반복했고 잔뜩 좁혀진 미간도 펴지지 않았다.
‘애송이 녀석이 감기에 걸린 것도 아닌데 왜 바닥에 쓰러져 있는 거지?’ 섭정왕이 꼭 끌어안았는데도 심균당에게서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다른 때 같으면 화들짝 놀라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을 텐데…….’ 섭정왕은 다시 긴장했다.
섭정왕은 어렸을 때 군영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고 나중에 커서는 직접 병사를 이끌었다.
현재 대부분의 병권(兵權)을 쥐고 있는 그는 군영 생활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특히 말단 병사들은 더 힘들었다.
당시 말단 병사들과 숙식을 함께했던 섭정왕은 전우들을 파워볼사이트 치료해 주기 위해 군영 의원한테서 간단한 응급처치 요령을 몇 가지 배웠다.
황궁의 어의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섭정왕도 간단한 처치는 가능했다.
섭정왕은 심균당을 진맥해 보려고 했다.
그때 심균당이 깨어났다면 식겁했을 터였다.
섭정왕이 진맥하면 그가 남장여자라는 사실을 숨길 수 없게 될 테니 말이다.
섭정왕이 심균당의 가는 손목을 쥐려고 할 때였다.
정신이 몽롱한 심균당은 갑자기 트림을 크게 하더니 입을 쩝쩝거렸다.
그러고 나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중얼거렸다.
섭정왕은 진맥하려던 손을 거두어들였다.

그는 애송이를 꼭 끌어안으며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 싶어 파워볼게임사이트 그의 입에다 귀를 가까이 댔다.
하지만 얄미운 애송이는 다시 입을 닫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걱정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짜증이 밀려온 섭정왕은 주먹으로 그의 동그란 이마를 두 번만 때려 주면 속이 시원할 것 같았다.
섭정왕의 시선이 분홍빛을 띠는 입술로 옮겨졌다.
섭정왕은 자기도 모르게 번들거리는 입술을 맛보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혔다.
입술이 서로 닿으려는 찰나, 섭정왕은 동작을 멈추었다.
섭정왕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입술 주변의 냄새를 맡아 보았다.
애송이가 내뿜는 숨결에서 옅은 술 냄새가 났다!
심균당은 오랫동안 무릎을 꿇은 탓에 감기에 걸려 기절한 것이 아니었다.
점심을 먹을 때 반주로 포도주를 많이 마셔 취한 것뿐이었다.

그래서 얼굴이 빨갛고 손이 뜨거웠을 뿐 아니라 잠꼬대까지 했던 것이었다.
지금까지 걱정이 돼서 심균당을 꼭 끌어안고 있던 섭정왕은 화가 나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다.
흔들어 깨운 다음 어디서 감히 술에 취해 추태를 부리냐며 따끔하게 꾸짖어 주고 싶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이번 기회를 적절히 이용할 수도 파워볼실시간 있겠다 싶었다.
섭정왕은 빨개진 코를 손가락으로 톡 건드리며 미소를 지었다.
“애송아, 네가 스스로 술에 취한 것이렷다! 비밀을 털어놓더라도 나를 원망하지 말거라.” 섭정왕은 진상받은 포도주를 심균당에게 몸을 덥히라며 주었다.
하지만 명문가의 적자인 심균당은 주량이 작아 고작 몇 잔 마시고 나가떨어졌다.
자기와 단둘이 있을 때만 빼고 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절대 심균당에게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해야겠다고 섭정왕은 마음먹었다.
술에 취한 심균당은 코끝이 몹시 간지러워 코를 찡그렸다.
깨어 있을 때는 보지 못한 귀여운 모습이었다.
섭정왕은 크게 소리 내어 웃었다.

그 시각 진천화와 시위들, 태감들은 감히 편전 안으로 실시간파워볼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귀를 쫑긋 세우며 내부 동정을 살폈다.
급히 편전으로 들어간 섭정왕이 조금 있으면 들어와 일을 거들라고 할 줄 알았다.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섭정왕이 아무 말도 없자 그들은 온갖 상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더 시간이 흐르자 안에서는 섭정왕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소리가 그리 크지 않아 그들에게는 그저 ‘웅얼웅얼’ 하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이에 그들은 더욱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했다.
위 공공을 따라다니며 섭정왕을 시중드는 태감 하나가 진천화에게 말했다.
“진 장군, 장군께서 한번 들어가서 무슨 일이 있는지 살펴봐 주십시오. 전하께서 들어가신 지 한참이 지났는데 아무 소리도 나지 않습니다.” 진천화는 젊은 태감을 꼬나보았다.
“야, 이 얌통머리 없는 놈아! 내가 속을 줄 알아. 궁금하면 네놈이 들어가.” 젊은 태감이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진 장군께서는 무슨 말씀이십니까. 비천한 소인이 어찌 전하를 귀찮게 할 수 있겠습니까.” 진천화는 ‘쳇’ 하는 소리를 내며 젊은 태감에게 발길질을 해 물러나게 했다.
젊은 태감들은 옆으로 멀찌감치 떨어져 섭정왕이 부를 때까지 대기했다.
진천화는 무예를 연마한 데다 머리까지 비상한 자였다. 감각이 일반 사람들보다 예민한 그는 태감들에게 엿듣지 못하게 하고서는 정작 자신은 안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지 귀를 기울였다.
그는 섭정왕이 하는 말을 몇 마디는 분명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진천화의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지금이 딱 좋은 기회로군. 영흥후가 술에 취했으니 전하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 거잖아!’ 전하의 가장 충성스러운 부하로서 진천화는 모두 장애물을 없애야 했다.
그는 태감들을 멀리 쫓아 버리고 편전의 문을 더 단단히 닫은 다음 검을 들고 친히 문 앞을 지켰다.
표정은 사뭇 비장하기까지 했다.

편전 바닥에 페르시아 양탄자가 깔려 있다고는 하나 너무 차가웠기 때문에 오랫동안 누워 있을 수 없었다.
섭정왕은 두 팔로 심균당을 안아 번쩍 들어 올렸다.
애송이는 뜻밖에 매우 가벼웠다.
평범한 열일곱 살 소년의 몸무게 같지 않았다.
섭정왕은 자신의 열일곱 살 때를 떠올려 보았다.
당시 섭정왕은 팔다리도 굵고 힘이 세 성인 남자와 큰 차이가 없었을 뿐 아니라 키는 머리 반만큼 더 컸다.
애송이는 편식이 심하고 식사량도 적을 것 같았다. 게다가 태어날 때부터 잔병치레가 많았을 테니 몸무게가 많이 나갈 턱이 없었다.
심균당은 섭정왕이 제공해 준 음식도 태반을 남겼다.
대부분 심균당의 입맛에 맞는 음식이었을 텐데도 말이다.
더구나 점심상에는 채소로 만든 음식도 많이 올려졌다.
영흥후부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섭정왕은 심균당이 집으로 돌아갈 때 채소를 좀 챙겨 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심균당을 가까운 곳에 있는 장의자에 눕혔다.
그러곤 심균당에게 무엇을 줄 것인지 고민했다. 물론 황궁의 황족들도 먹지 못하는 것들을 줄 생각이었다.
그는 방금까지 화가 나 있었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은 채 심균당을 위해 무엇을 해 줄까에만 몰입했다.
장의자에 심균당을 똑바로 눕힌 섭정왕은 옆에 있는 담요를 덮어 주었다.
춥지 않게 담요를 꼼꼼히 덮으니 작고 귀여운 얼굴만 보였다.
섭정왕은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심균당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새까맣고 윤기가 흐르는 머리칼에서 감긴 눈을 지나 살짝 움직이는 입술로 시선이 이동했다.

그는 기다란 손가락으로 심균당의 보드라운 얼굴을 긁어 보았다.
근엄한 얼굴에 살짝 웃음기가 돌았다.
“심균당, 내가 누군지 알아?”
평소 거만한 말투를 사용하던 섭정왕은 한껏 다정다감하게 말했다.
술에 취한 심균당은 처음 정신줄을 놓았을 때 주위가 온통 얼음으로 뒤덮인 것처럼 몹시 추위를 느껴 몸을 돌돌 말려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몸이 공중으로 붕 뜨는 것 같았다.
커다란 손에 의해 들리는 느낌이랄까…….
따뜻한 손은 그를 새하얀 구름 위에 올려놓았다. 구름은 푹신푹신하고 따뜻했다.
차가워진 몸은 따뜻한 구름 속에 점점 온기를 되찾아 갔다.
몸과 마음이 모두 편안해진 심균당은 웅얼웅얼 소리를 내려고 했다.
따뜻한 구름은 갑자기 생명을 부여받은 듯 그에게 질문을 해 댔다.
심균당은 몸이 나른해져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얼버무리듯 대충 대답했다.

“자, 잘 모르겠어요…….”
섭정왕은 눈을 반짝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험해 본 것이었는데 바보 같은 심균당이 정말 대답한 것이었다.
“오늘 황제를 만나 무슨 말을 나눴지?” ‘황제 폐하? 그 사람이 누구지?’ 심균당은 잠결에도 머리를 열심히 굴려 보았다.
잠시 후 구름이 묻는 황제가 누군지 깨달았다.
심균당은 미간을 찌푸렸다.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대답은 했다.
“황제 폐하?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 안 나. 그건 중요한 게 아니야……. 폐하가 너무 불쌍해. 폐하는 황제 같지 않았어…….” 섭정왕은 할 말을 잃었다.
심균당의 모호한 말을 다 듣고 섭정왕은 눈을 가늘게 떴다.
‘황제가 불쌍하다고? 뭐가 불쌍하다는 거지? 다른 형제들에 비하면 황제는 운이 몇 배가 좋은 거라고! 흥, 애송이 녀석이 약해 빠져서는…….’ 심균당을 지켜보던 섭정왕은 제일 궁금해하던 것을 질문했다.
그의 목소리는 살짝 떨렸다.
“섭정왕을 좋아해?”

심균당은 포근한 구름 속에서 편안하게 자고 있다가 구름이 한 질문을 듣고 화들짝 놀랐다.
질문을 한 대상과 질문의 내용이 너무 어처구니없는 나머지 결국 그는 잠에서 깨고 말았다.
몽롱한 정신이 맑아지자 아름다운 구름은 갑자기 섭정왕의 형상으로 바뀌었다.
심균당은 내심 크게 놀랐다.
섭정왕으로 변한 구름은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심균당은 섭정왕의 영역 안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몹시 긴장했다.
주위의 모든 것이 사라지고 귓가에는 섭정왕의 유혹하는 소리만 감돌았다.
속눈썹을 파르르 떨던 심균당은 눈을 감은 채 놀란 마음을 가라앉혔다.
두껍고 따뜻한 담요를 덮고 있던 덕에 두 손도 담요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손을 드러내고 있었다면 섭정왕이 심균당이 깨어났다는 걸 먼저 알아챘을 것이고 긴장한 심균당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이불 아래로 집어넣어 더 티가 났을 것이다.
잠든 척하느라 눈을 감고 있었지만 심균당은 섭정왕이 가까이 있다는 걸 금세 알아차렸다.

그의 질문을 듣고 심균당은 모골이 송연해졌다.
‘어떻게 대답한다…….’
심균당은 단두대에 오른 기분이 들었다.
무슨 말을 하든 섭정왕은 형을 집행할 것만 같았다.
한편 섭정왕은 초조한 듯 손에서 땀을 흘렸다.
오랫동안 지존의 자리를 지켜 왔지만 섭정왕에게 지금처럼 긴장되고 두려웠던 순간은 없었다.

섭정왕은 발그레하고 맨들맨들한 얼굴을 주시했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심균당은 작은 입을 꼭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기대가 무너지자 섭정왕은 미간을 찌푸렸다.
다시 묻기도 겸연쩍었다.
심균당은 곰의 습격을 받은 나그네처럼 눈을 감은 채 죽은 척했다.
‘야단났군. 어떻게 말해야 이 위기를 모면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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