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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총 판매액의 9:1.
누가 들어도 부당한 거래 조건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광물을 가공, 유통하는 일엔 원자재의 값보다 생산비가 더 들어간다며 북해빙궁주에게 열변을 토하던 사람이 소어 아닌가.
‘저건 좀 심한 거 아닌가?’ ‘할 말이 없다, 할 말이!’ ‘공자……. 이건 좀….’ 소어의 입에서 9:1이란 말이 튀어나오자, 민망했는지 잠자코 있던 모용백 부부와 대총관마저 얼굴을 붉혔다.
급기야.
[소어야! 너무 심하잖냐. 우리가 날강도도 아니고… 게다가 이 대인은 외부제자의 부친이거늘…. 후려쳐도 적당히 후려쳐야지!] 모용백은 마음이 불안하여 소어에게 은밀한 전음성을 보냈다.
[백부님. 설마 진심으로 9:1을 불렀겠어요? 무릇, 상계에서 잔뼈가 굵은 분과 협상을 하려면 이런 식으로 하는 거라니까! 육 소저한테 배웠다고요. 가만 계셔보세요!] 하나 소어는 외려 백부를 나무라며 눈을 흘겼다.

‘끙……! 저놈을 어찌 당해! 저놈을!’ 결국 모용백은 속만 끙끙 앓았고, 소어는 다시 한번 이글거리는 탐욕(?)을 빛내며 협상에 몰두했다.
“이 대인! 일견, 9:1의 거래 조건은 악조건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설빙석의 독점 개발권을 따내기 위해서 본가가 들인 비용은 천문학적인 수준입니다.” ‘엥?’
‘저건 또 뭔 말이야?’ ‘고… 공자. 한 푼도 안 든 거 아니었습니까? 외려, 북해빙궁주께 선물까지 받아 챙기셨으면서.’ 맞다.
이건 순전히 뻥이었다.
북해빙궁주 왕방태는 설빙석의 독점 개발권을 은자 한 푼 챙기지 않고 허가하지 않았던가.
하나 소어는 이 같은 뻥을 두고 거래의 성립을 위한 ‘거짓부렁’으로 치부하지 않았다.
‘내가, 어? 설빙석 개발권 따내려고 무지막지한 설산거신을 무려, 일곱 마리나 때려잡았는데! 얼마나 힘들었다고! 돈으로 환산하면 은자 300만 냥의 수고는 될 거란 말씀.’ 주특기인 ‘기적의 논리’를 적용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적중하고 말았다.
“음…. 확실히 보편적인 채광 계약이 아닌 독점 파워볼실시간 개발권이라면. 많은 예산을 투자했겠구려.” ‘걸렸죠? 이 대인도 어쩔 수 없죠? 낄낄낄.’ 고심의 흔적이 묻어나는 이건희 대인의 음성과 표정에 소어가 쾌재를 불렀다.
“어디 예산뿐이겠습니까? 북해빙궁 아시죠? 거기 궁주님이 얼마나 깐깐한 사람인지 모르실 겁니다. 무슨 성질이, 성질이. 어휴! 게다가 중원 사람이라고 하면 치를 떠시는 건 물론, 배타적이어서 어떤 협상의 대가라도 그분과는 타협과 조율이 불가능하죠.” “허…”
“그런 분을 구워삶기 위해서 본가는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죠. 말씀드린 천문학적인 예산은, 말 그대로 예산일 뿐이고요. 심적인 고생까지 포함한다면…. 어휴! 이게 참 대박이긴 대박이지만, 다시 돌아간다면, 저. 그 짓 못 합니다. 아니, 안 합니다!” “진 소협…” “그렇게 고생해서 얻은 게 바로 ‘설빙석 독점 개발권’입니다. 이 대인!” ‘저… 저!’ ‘저걸 청산유수로 봐야 되나, 아니면 사기 행각으로 봐야 되나…’ 소어의 변(?)은 점입가경이었다.

천문학적인 예산 어쩌고 한 것은, 그러려니 치더라도, 실시간파워볼 가만있는 북해빙궁주의 인성을 모독(?)하는 짓은?
‘아버지! 저는 소어를 저렇게 키우지 않았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소어 저놈이 스스로 저리된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저는 무죄입니다! 후……!’ 천의 악동(?)으로 장성한 소어를 보며 모용백은 조용히 부친에게 핑계를 대기에 이르렀다.


“진 소협. 듣고 보니, 9:1이란 조건을 제시하는 게 이해가 가기도 하오.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 순 없을 것 같소.” 각고로 노력을 기울이며 열변을 토하는 소어의 설득에도 이 대인은 좀처럼 뜻을 굽히지 않았다.
‘역시 철옹성 같은 분이야.’ 하나 포기할 소어가 아니었다.
애당초 9:1의 조건은 던져본 것에 불과하기도 했고.
단지, 소어는 최대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무리한 제의를 던져본 것이었다.
“그럼 8:2 어떠세요? 이런저런 제반 사항을 고려했을 때, 이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보입니다만?” “미안하오. 그 제안도 받을 수 없소.” ‘이 양반이!’ 소어는 심유한 눈으로 이건희 대인의 표정을 살폈다.
무릇, 인간의 심리는 표정에 나타나기 마련.

이 역시 언젠간 육정란으로부터 배운 협상의 기술 중 파워볼사이트 하나였다.
하지만.
‘와! 눈빛 하나 안 흔들리는 거 보소? 왜 재벌이 된 건지, 알겠네. 독하다, 독해. 진짜 보통 아닌 분이네.’ 이건희 대인의 얼굴에선 일말의 동요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세속에 초탈한 도인처럼 천하태평한 얼굴과 잔잔한 호수 같은 눈에서 소어는 감정을 읽고, 대처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자! 생각해보셔요. 설빙석은 귀한 광물이죠? 가치가 황금보다 높습니다. 그러니, 어떤 공산품을 제작한다 해도, 상당 수준의 가격 책정이 가능하잖아요. 그럼 2할의 비율이 다른 공산품의 5할보다 큰 이익이 될 수 있어요. 격이 다른 물건이란 말씀입니다. 게다가 원자잿값을 북해에 지불하고 나면, 본가도 크게 남는 장사는 아니에요. 융통성 있게 고심해주시죠. 네?” 이번에는 중인들도 소어의 말에 수긍했다.
예컨대, 은으로 만들어진 장신구의 5할보다 설빙석의 2할이 훨씬 큰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진 소협. 왜 그게 안 되는지 설명해주겠소. 우선, 설빙석을 다루기 위해선 최고의 장인들이 필요하오. 게다가 기술력, 시설 유지비와 유통 진행비를 생각지 않을 수 없소. 더구나, 이가장이 설빙석을 독점으로 취급하면 우린 외려 상품의 가격을 시세보다 훨씬 낮출 생각이오.” 소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가격을 낮춘다고요? 독과점인데요? 이건 그냥 안 사고 못 빼기는 돈 놓고 돈 먹기 판인데요?!” “껄껄껄! 그렇소, 진 소협.” 이해되지 않았다.
어차피 설빙석으로 만들어진 상품이라면 주 고객층이 고관대작과, 부자들에 한정될 터.
가격을 올렸으면 올렸지, 내린다는 말은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하나 이건희 대인의 말을 납득하게 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파워볼게임 않았다.
“재밌는 이야기 하나 해드리리다. 3년 전. 당시 나는, 산동 지방의 향초를 독점했소. 향초는 사치품이라 서민들은 사는 일이 없지요. 하나, 나는 획기적으로 가격을 낮췄다오. 기존 업자들은 향초에 거품을 붙여 폭리를 취했으나, 외려 반값으로 판매했지. 결과가 어땠는지 아시오?” “…….”
“본래 고객층이 아니었던, 서민들이 향초를 사기 시작하더이다. 이익률은 낮아졌지만, 그 덕에 산동 지방의 수많은 서민들이 향초를 사기 시작했고, 유행은 불처럼 번져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천금을 벌게 되었소.” ‘아……!’
‘역시……!’ ‘당대 제일의 거상이라 할 만하구나!’ 모용가의 사람들은 속으로 탄복하고 말았다.
소어 또한.
‘쩝……. 졌다, 졌어. 역시 거상은 이길 도리가 없네. 에혀!’ 더 이상 협상에 애쓰는 것은,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격이란 생각에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이 대인. 두 손 두 발 들게 만드시네요. 그럼 7:3! 더 이상은 안 됩니다?” “허허허! 7:3이라면 양자 간에 이익이 되는 거래라 할 수 있겠구려.” “네… 그러실 테죠.” “섭섭하시오?” “전혀요!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껄껄껄! 섭섭해하지 마시오. 일평생 바쳐온 장사꾼으로서의 역량을 발휘해, 막대한 이익을 안겨 드릴 테니.” 이건희 대인이 불쑥 손을 내밀었다.
아쉽긴 했지만, 소어도 흔쾌히 손을 마주 잡았다.


인시寅時 (새벽 3시-5시) 초 무렵.
소어, 모용백 등과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를 가진 뒤, 귀빈용 처소에서 엔트리파워볼 잠을 청하던 이건희 대인은 문득, 들려오는 소음에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슬쩍, 창문으로 모용가의 연무장을 목도하게 되었는데….
‘…이럴 수가!’ 시야에 들어온 것은, 칠흑 같은 어둠이 내리깔린 새벽녘, 수련에 몰두하는 아들과 소어의 모습이었다.
한데, 그 수련이 너무나도 괴이쩍었다.
이 대인의 얼굴이 금세 푸르뎅뎅하게 물들었다.
파파파, 파파파파!
격렬한 타격음.
소어의 우수에 들린, 정의봉이 이백의 전신을 가차 없이 두드리고 있었던 것이다.
‘크윽…’ 하나 아들은 무자비한 구타에도 신음 한 번 내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최선을 다해, 매질을 피하고, 버티고, 감내하였을 뿐.
‘백아… 너는… 아비의 권유로… 이런 고통을 참아냈던 것이냐?’ 이건희 대인의 가슴이 번뇌로 저며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내.
‘이 야심한 시각에, 진 소협은 백이를 수련시킨단 말인가?’ 이건희 대인은 소어를 다시 보게 되었다.
물론, 이 대인이 평범한 촌부였다면 아들을 이 잡듯이 패고 있는 소어를 보며 대갈성을 질렀겠지만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한 분야의 대가가 되기 위해선, 상상할 수 없는 노력과 고통이 필요한 법이지.’ 이 대인 스스로가 맨몸으로 재벌이 된 위대한 인간 승리의 표본인바.
눈앞에 펼쳐지는 끔찍한 일 또한, 수련의 일환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두 사람의 의지와 노력을 엿보았을 뿐, 부당한 처사라고 여기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한동안 아들과 아들의 스승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수련은 계속 이어졌고, 종국에 소어가 제조한 약수에 몸을 EOS파워볼 담그는 아들의 모습을 확인한 것으로 이 대인은 다시 침상에 누울 수 있었다.


이튿날-
이건희 대인은 날이 밝자마자, 조식도 거른 채, 길을 나설 채비를 했다.
모용백이 아쉬운 음성으로 말했다.
“이 대인. 벌써 가실 생각이십니까? 시종도 하나 없이 오셨거늘. 며칠 푹 쉬다 가시지요.” “허허허! 가주님의 말씀은 감사하나, 사업차 바쁘다 보니, 시간을 죽일 수 없습니다. 돌아가는 길은 표국에서 마차와 마부를 빌려 편안하게 갈 생각이니, 심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 뜻이 그러하시다면, 붙잡지 않겠습니다. 부디 살펴 가시고, 종종 놀러 오십시오.” “네, 가주님. 부족한 아들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모용백과 간단히 인사를 나눈 이건희 대인이 이번에는 아들, 이백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백아. 열심히. 또 열심히 하거라. 네가 산동, 이가장의 혈육임을 명심해야 하느니라.” “네, 아버지. 걱정하지 마십시오. 기필코,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그러자.
“이 대인. 그 부분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우리 제자가 몸은 좀 허약해도 ‘노력’에 있어선 가히 최고라 할 수 있으니까요. 하하하.” 소어가 이백을 칭찬하며 나섰다.
진심이기도 했고, 타지에 아들을 맡겨둔 아비의 마음을 헤아린 처세였다.

그 순간.
“허허! 진 소협 덕분입니다. 노력을 끌어내어 줄 스승의 헌신이 없다면 어찌 백이가 열심히 할 수 있겠습니까?” “앗… 아닙니다, 이 대인.” “진 소협.” “네?”
“본가로 돌아가는 즉시, 설빙석 유통과 관련된 계약서 일체와 실무자를 파견하리다.” “그리하시지요. 어차피, 이쪽도 실무자가 따로 있으니. 육 소저라고. 사업 수단이 좋으신 분이 있습니다.” “좋소. 그리고 계약 조건 말이외다.” “…….”
“8:2. 진 소협의 제안을 받아들이겠소.” 순간.
“헉! 이 대인?!”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하였소. 부족한 아들을 맡겨 놓은 입장으로 계약을 저울질하려 했던 점. 사과하오. 또한, 8:2의 비율이라도, 나는 나름의 이익을 취할 자신이 있으니 그렇게 마무리 짓도록 합시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대인!” 소어는 팔짝 뛸 듯이, 기뻐하였고.
“이 대인. 정녕 그리해도 되겠습니까?” 모용백은 송구스런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껄껄껄! 괜찮습니다. 부디 우리 백이만 잘 돌봐주십시오.” 이건희 대인은 예의 공손하게 모용백과 소어를 향해 허리 숙여 인사를 건넸다.
더불어.
“또한 사업은 사업일 뿐. 이는 공이요, 모용가를 후원하는 일은 사에 해당하겠지요. 말씀드린 대로, 저는 당분간 모용가에 투자할 생각입니다. 백이의 공부에 들어가는 일체의 비용에, 필요한 부분을 정리하여 이가장으로 보내주십시오. 본가의 총관과 회의한 후, 조속히 투자하겠습니다.” ‘이번에도 심을 본 건가?!’ 생각지 못한 횡재에 소어는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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